원장님 칼럼

사건 중심 구약 성서 해설 (17)

페이지정보

작성자 관리자 날짜19-07-20

본문

2.  인류 최초의 살인 사건
 
3) 살인자 가인이 받은 형벌 (창 4:8-15)
 
앞의 글에서 우리는 에덴동산 밖으로 쫓겨난 아담의 가정에 발생한 최초의 형제살인 사건에 대하여, 특히 그 살인사건의 원인으로서의 미움과 질투와 혐오감의 기원에 대하여, 그리고 그 악마적 습성의 치유의 길에 대한 성경적 가르침에 대하여 고찰하였다. 가인의 동생에 대한 미움과 살인의 원인이 잘못된 예배에서 비롯된 것처럼, 그 치유와 회복도 아벨처럼 참된 예배를 드릴 때, 특히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이 증거되는 참 예배가 드려질 때, 다시 말하면 곁에 서있는 형제와 이웃이 다름 아닌 예수께서 자신의 보혈(생명)을 바쳐 구원하려 했던 ‘하나님의 형상’이요, 죽음 저편의 영원한 천국에서 모든 악한 성품이 정화된 상태에서 자기 생명처럼 서로 사랑하며 동거하게 될 가족이요 형제자매들임을 깨달을 때, 모든 이웃을 사랑하고 존경하고 섬기는 능력과 은사를 부여받게 된다는 사실을 강조하였다.
 
오늘은 살인을 저지른 가인을 하나님께서 직접 심판하시는 과정, 즉 공의의 하나님이신 야웨께서 가인을 불러 심문하시고 그에게 합당한 형벌을 언도하심으로써 그가 하나님의 신앙 공동체에서 쫒겨나 지옥같은 세상, 곧 하나님의 보호 구역 밖으로 추방당하는 사건에 대하여 고찰해 보려 한다. 마치 아담과 하와가 하나님 앞에서 공정한 심문과 심판을 받고 에덴 동산 밖으로 추방당하는 것과 같은 과정이 가인의 살인사건 이후에도 반복된다. 아담과 하와가 에덴 동산 밖으로 추방당하는 것은 존귀와 풍요와 영생의 세계에서 가난과 비참과 죽음의 세상으로의 물리적 추방이요, 자신의 죄를 회개하면 미래의 희망적 약속이 보장되는 추방이었다면, 가인의 추방은 하나님의 보호 구역을 벗어나 악인들만 존재하는 구역, 즉 거짓과 교만과 증오와 살인으로 가득찬 지옥같은 세상으로의 정신적 추방이요, 희망이 빛이 조금도 비추이지 않는 영원한 어둠의 세력 마귀가 지배하는 세상으로의 추방이라 할 것이다.
 
살인자 가인을 심문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뚜렷한 현상은 곧 암(癌)의 발전을 방불케 하는 인간 심성의 악화(惡化) 과정이다.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따 먹은 후에 하나님의 심문을 받을 때만 해도 두 사람의 응답은 타인에게 책임을 전가시키는 수준이었는데, 하나님께서 “네 아우 아벨이 어디 있느나?”(4:9)고 가인을 심문했을 때, 가인은 “내가 알지 못하나이다”라고 뻔뻔스럽게 거짓말을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마치 비행을 저지른 전직 고관들을 심문할 때 “모르겠습니다... 생각나지 않습니다”라고 대답하는 한국의 모르쇠들을 떠오르게 한다. 가인의 오만한 자세는 한 단계 더 발전하여 우주 최고의 심판주 야웨 하나님 앞에서 야웨 하나님을 심문하려 했던(욥 1:9-10) 사탄의 언사를 떠오르게 할 정도이다. “내가 내 아우를 지키는 자이니까?”
 
유대인 미드라쉬는 이와 같은 가인의 오만불손한 언사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비유를 첨가함으로써 가인의 자세가 얼마나 악질적인가를 가르친다: 어느 악명 높은 도둑이 칠흙같이 어둔 밤에 한 부잣집에 잠입하여 값진 보석과 그릇들을 훔쳐 달아났고, 그 다음 날 집 주인은 이 도난 사건을 경찰에 신고하였고, 범죄의 추적을 받은 그 도둑이 마침내 경찰에 붙잡혀 심문을 받게 되었다. 구속 상태의 도둑에게 경찰청장이 그의 범죄 행위를 추궁하자 그 도둑은 오히려 경찰청장을 심문하는 태도로 다음과 같이 질문하였다. “당신도 아는 바와 같이 나는 직업이 도둑이요, 당신의 직업은 경찰 아니요? 나는 나의 사명을 완수하였을 뿐이고, 당신은 시민의 집과 재산을 지켜야 할 책임을 게을리 하여 그 주인이 이렇게 도둑을 맞게 하였소. 심문 받아야 할 사람은 내가 아니라 직무를 유기한 경찰청장 당신 아니오?
 
우리는 하나님께서 가인을 심문하시는 재판 과정에서 드러나는 하나의 의미있는 대목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거의 모든 형사 재판에서 범죄사실을 입증하고 증언할 증인이 있게 마련인데, 하나님께서 가인에게 제시하는 증인은 아벨의 핏소리였다는 사실이다(창 4:10). 이것은 성경이 가르치는 또다른 중요한 진리가 아닐 수 없다. 완전범죄는 없으며, 모든 살인 사건은 반드시 드러나게 되어 있는데, 그것은 무고하게 죽은 사람의 피가 하나님께 부르짖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아무리 가인이 자신의 죄를 숨기려 해도 그것은 작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면서 하늘이 없다고 거짓말 하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공의의 심판자이신 야웨 하나님께서 거짓과 교만과 증오의 극치인 살인자 가인에게 내리신 형벌이 ‘사형’이 아니라 공동체 밖으로의 추방이었다는 사실에 대하여 독자들은 고개를 갸우뚱 할 것이다. 그러나 고대 사람들에게 있어서 공동체 밖으로의 추방은 사형과 다름이 없었으며, (현대판 왕따보다 더 참기 힘든) 그 어떤 사형틀보다 더 고통스런 최고의 사형제도였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하나님의 심판이 공정하였음을 인정하게 될 것이다. 아담 공동체는 하나님을 예배하는 신앙공동체요, 용서 공동체요, 미래의 구원자 메시야를 대망하는 희망 공동체였으나, 가인이 추방당하여 들어갈 세상은 거짓과 증오와 교만이 난무하는, 글자 그대로 사탄이 왕 노릇하는 무신론적 공동체요, 지옥처럼 의인이 전혀 없는, 악인들만 모여있는 공동체였으며, (이마에) 살인자라는 표를 가진 가인이 자신을 죽이려는 사람들의 추적을 피하여 평생 도망자로서 유리 방황해야 하는, 그리고 무엇보다도 아벨의 피를 마시게 한 땅이 “당신은 살인자”라고 고함치며 고발하는 땅으로의 추방이었던 것이다. 유대인 미드라쉬에 의하면, 결국 가인의 7대 손자 라멕이 그의 고고조 할아버지 가인을 살해하고 살인 예찬가를 부르는(창 4:23-24) 케오스(Chaos)로의 추방이었다.<계속>
 
 
장영일 목사
구약학 Ph. D.
성령사관 아카데미 원장
Total 20 / 1 페이지
게시물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