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님 칼럼

사건 중심 구약 성서 해설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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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날짜19-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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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에녹의 승천 사건 

(창 5:21-24; 히 11:5-6; 유 1:14-16)

 

구약성경에서 ‘에녹의 승천(昇天)’ 사건처럼 단 4절로 짤막하게 언급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시대를 초월하여 성경 독자들에게 깊은 감명과 깨달음을 주는 사건이 없고, 주석가들마다 그 4절에 대한 해석에 많은 지면을 할애하는 사건도 없을 것이다.
 
이처럼 에녹은 구약성경에서 그 어떤 인물보다 흥미롭고 신비에 에워싸인 존재인 만큼 유대교 전승 가운데서, 특히 ‘에녹서’(The Book of Enoch, 제2성전 시대 작품)라 불리우는 유대교 묵시문학에서 영웅적 인물로 대서특필되고 있는데, 이 책이 신약의 유다서(1:14-15)에서 인용되는 것을 보면 그가 초대교회 성도들로부터도 존경을 받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아울러 유대교의 미드라쉬(Midrash) 전통에 의하면, 아담의 7대 자손 에녹-히브리어로 ‘하놐’, ‘(하나님께) 봉헌된 자/Consecrated One’-의 본래 직업은 제화공(Shoemaker)이었고, 우상숭배가 판을 치던 타락과 무질서의 시대에 회개를 외치며 홀로 경건한 삶을 고수했던 의인이요 선지자(Prophet)였는데, 그로 하여금 너무나 악한 시대에 더이상 세상에 물들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하나님께서 보내신 불 수레와 불 병거를 타고, 후대의 선지자 엘리야처럼, 살아있는 몸으로 하늘(영원한 천국)로 들림 받은 사람이다.
 
에녹이 우리의 관심과 흥미를 끄는 이유는, 아담 이후 계속된 실낙원의 저주가 그에게서 일시 멈추었다는 것, 즉 아담과 가인 이후로 셋-에노스-게난-마할랄렐-야렛으로 이어지는 죽음의 사슬을 끊고, 그가 산 채로 하늘로 들림받는 최초의 인간이 되기 때문이며, 아울러 그는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이래 하나님처럼 영원히 생존하기를 고대하는 모든 인간의 원초적 소원을 충족시킬 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에게 영생의 가능성을 예고함으로써 -에녹서의 주장처럼- 절망적 인간에게 희망을 안겨준 최초의 예언자였기 때문이다.
 
에녹이 어떻게 죽음을 맛보지 않고 승천할 수 있었는지(히 11:5)... 그 비결이 구약 본문에서는 암시적으로만 언급된다. 주석가들은 두 번 언급된(창 5:22,24), “에녹이 하나님과 동행했다”는 말에서 그 단서를 찾으나, 그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하여는 성경 자체가 구체적 정의(Definition)를 보여주지 않는다. 비교적 분명한 설명을 제시하는 신약(히브리서)에서, 하나님과 동행하는 것(to walk with God)은 다름아닌 하나님의 존재 뿐만 아니라 그 하나님은 자기를 찾는 자들에게 상 주시는 이심을 믿음으로써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을 가리킨다(히 11:5-6).
 
에녹의 경건에 대하여는 ‘에녹서’에서 좀 더 구체적으로 밝혀주고 있는데, 창세기의 애매한 내용이 이 책을 통하여 밝혀지고 있다.  에녹 당시는 3세대 후에, 즉 아담의 10대 손자인 노아 때에 일어날 우주적 심판으로써의 대홍수 사건 직전 상황,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각종 우상 숭배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아들(천사)들이 사람의 딸들의 아름다움을 보고 동침하여 거인(네필림)과 영웅들을 낳을 정도로 음란과 쾌락주의가 극에 달한 시대였는데, 하나님께서 인간의 타락을 더이상 두고 볼 수 없어 대홍수를 통하여 (의인) 노아의 여덟 식구 외에는 모두 지상에서 쓸어버리시기로 작정하시기 직전의 상황이었다(창 6:1-5). 
 
이러한 상황에서 에녹은 자기 아들의 이름을 상징적으로 므두셀라(Methu-selah/‘창의 사람’/man of spear) -고대로부터 “‘창의 사람’이 오면 세상은 끝장이다”라는 속담이 있었다-라 부르고, 장차 하나님의 심판으로 세상 모든 사람이 멸망당할 것을 예고하면서 회개를 외치고 전도했다는 것이다. 당시 사람들은 에녹의 전도를 외면하고 오히려 더욱 포악해져서, 하나님께서는 이와같은 암흑 세상에서 에녹을 격리시키기 위하여, 그리고 의롭고 경건한 에녹에게 상 주시기 위하여, 불 말과 불 병거를 보내어 그를 하늘로 들어 올리셨다는 것이다. (위의 내용은 장영일, “살아서 승천한 에녹”, 하나님이 선택한 사람들, [국민일보사, 2012], 29-31쪽의 내용을 보완하여 편집한 것임을 밝힌다).
 
우리의 질문은, 세속에 물들지 않고, 죽음을 맛보지 않고, 하늘나라로 승천했던 에녹의 영적 승리의 비결, 즉 하나님의 특별한 구원의 은총과 보상을 체험하는 지름길로써 제시된 ‘하나님과의 동행’이 오늘 이 시대에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있다. 그것은 한 마디로 경건(Piety)을 가리키는데, 구약적인 맥락에서 아브라함과 노아처럼 하나님과의 지속된 대화 가운데 “쉬지 않고 기도”(살전 5:17)하는 삶이요, 사도 바울의 또다른 용어를 빌린다면 ‘코람 데오’(Coram Deo/하나님 앞에서/살전 3:13)의 거룩하고 정직한 삶이요, 유다서의 관점에서 보면 주님의 재림을 고대하며 마지막 심판대 앞에 서게 될 날을 준비하는 종말론적 삶(유 1:14-23)을 의미한다.
 
에녹과 그 시대를 생각하면서, 그리고 주님의 재림과 최후 심판과 개인의 종말이 그 어느 때보다 가까이 있음을 느끼는 상황에서, 불신과 우상 숭배와 쾌락주의가 판을 치는 이 어둠의 시대 가운데서, 찬송가 430장(제목: 주와 같이 길 가는 것) 마지막 절을 부르는 성도처럼, 우리 모두 “주님과 동행하는” 경건의 삶을 끝까지 이어가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엣 선지자 에녹 같이 우리들도 천국에 들려 올라갈 때까지 주와 함께 걷겠네”.
매일같이 하루 한 번씩 소돔 성을 돌면서 회개하지 않으면 소돔성이 망할 것이라고 외치는 한 늙은 전도자의 길을 가로막는 어느 소년이 물었다: “아저씨, 그만 두세요. 아무도 귀를 기울이지 않잖아요?” 그때 그 노인이 이렇게 대답했지 않는가? “그렇게 외치지 않으면 내 영혼이 죽는다. 그렇게 외치는 것은 무엇보다도 나의 경건을 지키기 위해서란다”.<계속>
 
 

 장영일 목사

구약학 Ph. D.
성령사관 아카데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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